문화일반

가을의 시작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야기

입력 2025.09.02 09:22 최소원 기자
[광주극장 9월 상영작]
인간관계 다룬 작품 잇따라 상영
로맨스·퀴어·성장영화 등 '다채'
국내영화제 휩쓴 독립영화도
'린다 린다 린다' 20주년 재개봉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스틸컷

선선한 가을의 문턱, 사랑과 비밀, 청춘과 우정이 교차하는 다채로운 영화들이 광주극장에서 차례로 개봉해 영화 마니아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광주극장의 9월 상영작은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3670', '3학년 2학기', '비밀일 수밖에', '린다 린다 린다' 등이다.

2일 개봉하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정호를 둘러싼 인물들의 얽힌 시선과 불안한 관계를 따라간다. 정호의 애인 수진은 그와의 연애를 지키는 동시에 다른 남자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정호를 오래 짝사랑해온 인주는 시한부일지도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고백을 결심한다. 정호의 옛 연인 유정은 그의 자살 시도에 대한 죄책감으로 현재 연인 우석과의 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다. 영화는 '보이는 것'과 '믿는 것' 사이의 간극을 응시하며, 한 사람을 둘러싼 진실이 결국 다른 이야기로 드러나는 과정을 포착한다.

영화 '3670' 스틸컷

3일부터 관객을 맞이하는 '3670'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달성한 퀴어 영화다.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 청년 철준의 숨겨진 정체성을 그리는 작품이다. 처음으로 발을 디딘 남한의 게이 커뮤니티에서 철준은 동네 친구 영준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관계망 속으로 들어가고, 오래 눈여겨보던 현택과의 관계 또한 빠르게 진전된다. 하지만 작은 오해 하나가 철준이 쌓아온 관계를 흔들며, 그가 애정을 기울인 자리마저 위태로워진다.

영화 '3학년 2학기' 스틸컷

같은 날 개봉하는 '3학년 2학기'는 열아홉 살 청춘이 마주한 낯선 사회의 첫걸음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학창 시절의 마지막 학기를 교실이 아닌 중소기업 현장에서 보내게 된 실습생 창우는 냉정한 사수의 평가 속에서도 일의 보람과 동료애를 느끼며 새로운 세계와 부딪힌다. 사회생활의 설렘과 두려움, 달고 짠 순간들을 경험하던 그는 예기치 못한 동료와의 이별로 흔들리게 된다. 작품은 성장의 경계에 서 있는 청춘의 불안과 희망을 현실감 있게 그려 서울독립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10관왕을 석권하기도 했다.

영화 '비밀일 수밖에' 스틸컷

이어 10일 개봉하는 '비밀일 수밖에'는 김대환 감독의 장편영화로, 예기치 못한 동거 속에서 드러나는 두 가족의 비밀과 관계의 균열을 그린 영화다. 강원도 춘천에서 교사로 살아가던 정하는 캐나다 유학 중인 아들 진우가 여자친구 제니와 함께 불쑥 나타나면서 평온한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곧이어 캐나다에 있어야 할 제니의 부모까지 예고 없이 찾아오고, 숙소 문제로 인해 두 가족은 정하의 집에서 함께 머무르게 된다. 낯설고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자가 숨겨온 비밀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점차 묘하게 변해간다. 영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관계의 본질을 되묻고 가까운 이들 사이에조차 존재하는 감춰진 진실을 그려낸다.

영화 '린다 린다 린다' 스틸컷

17일 재개봉하는 '린다 린다 린다'는 배두나 주연의 2005년작 일본 영화다. 본 펑크록 밴드 블루 하츠의 명곡 '린다 린다'를 모티프로, 문화제를 앞둔 고등학교 소녀들의 우정과 성장을 경쾌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경음악부 5인조 밴드는 기타의 부상과 멤버 이탈로 위기를 맞지만, 드럼·키보드·베이스는 포기를 모른 채 새로운 보컬을 찾아 나선다. 그렇게 우연히 한국인 유학생 '송'을 영입하게 되고, 남은 3일 동안 문화제 무대를 향한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일본 유력 영화지 키네마준보의 2005년 베스트 영화 6위에 오르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재개봉은 개봉 20주년 기념 4K 리마스터링으로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관람료와 상영 시간표 등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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