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오닐 지음, 양병찬 옮김, 초사흘달, 440쪽

1990년대 제약 회사 퍼듀 파마가 처방용 옥시코돈을 개발, '옥시콘틴'이라는 제품명을 붙였다. 1995년 출시된 옥시콘틴은 중증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혁신적인 약품으로 환영받았다. 그러나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옥시콘틴을 사용하다 중독되며 남용 약물로 거듭났다. 최신 미국 데이터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7년 사이 옥시콘틴 남용으로 4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이슈들은 우리들에게 끝없는 물음표를 찍게 한다. 왜 사람들은 스스로를 해치는 줄 알면서도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왜 미국은 성인의 마약 사용을 음지에서 끌어내 합법적으로 통제하지 않는지.
'허튼소리에 신경 쓰지 마라, 여기 과학이 있다'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면역학자인 루크 오닐 교수는 책을 통해 과학의 핵심은 '숙고'라 외친다. 그는 '직감으로 대응하는 것과 달리, 숙고하면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짜 뉴스에 취약해지는 이유는 선입견 탓이 아니라 생각을 게을리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한다. 또한 책을 통해 과학이 '가짜 뉴스의 해독제'이며, 과학이 위대한 까닭은 실험에서 얻은 정보와 여러 과학자가 독립적으로 검증하고 궁극적으로 재현한 실험, 그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몇 년 전 전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한 코로나 바이러의 확산으로 각종 백신과 신약이 개발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만큼 백신 기피(안티 백신) 현상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1월 세계 보건을 위협하는 10대 요인 중 하나로 백신 기피 현상을 꼽기도 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살펴보고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주장 대신 과학과 사실, 통계와 데이터의 힘을 빌려 문제의 진실에 다가간다. 많은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비만, 우울증과 같은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부되던 사안에 대해 이면에 숨어 있는 과학적 원리를 들여다보고 해결 방안을 고민한다.
이 책은 전 인류가 맞닥뜨린 피할 수 없는 궁금증들을 다양한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헤쳐 답을 제시하고 있다. 첨예한 논쟁이 오가는 문제를 각 이슈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근거를 고루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이런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시행 중인 정책과 그 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를 통해 들여다본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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