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어린이] 나에게 시간을 조정하는 리모컨이 있다면?

입력 2024.08.08 15:02 김종찬 기자
아주아주 신기하고 멋진 리모컨
전은숙 글|김정진 그림|북멘토| 96쪽

"리모컨으로 시간을 조종한다고? 완전 뻥이겠지!"

어제도 지각했고, 그저께도 지각했고…. 병구는 지각을 안 하는 날이 거의 없다. 어젯밤엔 늦게까지 게임을 하다가 자는 바람에 늦잠을 자버렸다. 어차피 늦어 버린 거 에라 모르겠다 하고 터덜터덜 학교에 갔는데 이미 2교시 체육 시간. 피구를 하려고 가위바위보로 진 팀과 이긴 팀을 나누고 있었다. 병구가 좋아하는 규리는 진 팀에 있었고, 규리와 한 팀이 되려면 가위바위보에서 져야 했다. 가위바위보 상대는 항상 주먹만 내는 지호. 가위만 내면 병구가 규리와 같은 팀이 되는 거였는데 보자기를 내버린 상황. 병구는 "이게 다 지각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자책했다.

속상한 기분 때문에 피구도 져버리고 말았다. '아, 짜증 나! 속상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병구는 딱 오늘 아침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그런 병구의 눈앞에 긴 수엽에 빨간 리본을 단 이상한 할아버지가 나타나 리모컨 하나를 주면서 "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리모컨"이라며 "딱 72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사라졌다.병구는 솔직히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정말로 이 리모컨으로 시간을 마음대로 빨리 감고, 멈추고, 뒤로 되감을 수 있었다. 아주아주 신기하고 멋진 리모컨을 손에 넣은 병구. 과연 병구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주아주 신기하고 멋진 리모컨'은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어린이 독자와 함께 고민해 보는 작품이다. 하고 싶은 일도 엄청나게 많고, 하기 싫은 일도 엄청나게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유혹을 뿌리쳐 내는 일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작품은 그러한 시간의 속성을 유쾌하고 발랄한 전개와 끝 간데없는 상상력을 통해 아이들이 간접 체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이 책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행복할까에 대해 어린이 독자 스스로 고민해 보게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각자의 시간을 더 알차고, 의미 있고, 후회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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