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리모델링·보행·디테일···제29회 광주시건축상, 도시 일상을 말하다

입력 2025.09.04 18:13 조덕진 기자
중앙도서관 리모델링·구립도서관 책정원- 최우수상
비주거시설 최우수상 ‘양림 돌’·‘연경’
수상작 다음 달 ‘제22회 광주건축도시문화제’서 선봬
2025 광주시 건축상 사회공헌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한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광주시제공

2025년 제29회 광주시 건축상에 리모델링과 보행, 디테일에 강점을 지닌 작품들이 대거 수상의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작품들은 광주가 지향하는 도시 전략을 흐름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눈에 띄는 점은 재생과 리모델링의 가치다. 공공자산을 고쳐 수명을 연장하고,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방식은 탄소·재정 현실에 맞는 도시 갱신 해법이다.

다음으로는 보행·여백 중심의 도시성 회복이다. 작은 정원, 중정, 테라스가 골목과 건물을 잇고, 일상의 동선을 곱게 다듬는 작품들이 영예를 안았다.

재료와 디테일의 도시 언어다. 석재·벽돌·금속이 지역과 어떤 맥락으로 만나는가가 중시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건물의 표정은 곧 도시의 얼굴이 된다. 동구 금동·운림동, 남구 봉선동, 광산구 흑석동 등 장소성이 뚜렷한 동네들이 각자의 결로 '광주다운' 경관을 직조하는 셈이다.

광주시와 대한건축사협회 광주건축사회가 진행하는 건축상은 사회공공부문과 비주거, 주거 등 세 분야로 전개된다.

사회공공부분에는 광주중앙도서관 리모델링(〃 김기준·원현성)이 최우수상을, 동구 구립도서관 책정원(〃 박동준)이 우수상을 차지했다.

비주거부문 최우수상 '양림 돌'

비주거부문에서는 최우수상에는 '양림 돌'(〃 임태형)과 '연경'(〃 전승찬)이 차지했고, 우수상은 비테라인테라스(〃 김준철)·포시즌(〃 김형준)·Hello(〃 허만수)가 각각 차지했다.

주거부문은 White Btick(〃 임태형)이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 수상작은 '새로 짓기'보다 '잘 고치고, 잘 연결하는' 건축 경향을 분명히 드러낸다.

최우수로 뽑힌 광주중앙도서관은 노후한 이미지를 밝고 열린 얼굴로 바꾸면서, 주변과의 조화를 통해 이용 동선을 더 유연하게 만든 점이 높이 평가됐다. 기존의 무거운 외관을 정리하고 금속 재료와 현대적 디테일로 다시 입히고, 탄소·예산 관점에서도 리모델링의 효율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비주거부문 최우수작 '양림 돌'은 불규칙 대지 조건을 도시 흐름 확장으로 해석했다는 평이다. 소규모 필지에서도 골목 네트워크에 기여하는 배치·동선의 힘을 보여주며, 양림 일대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현대적 언어로 번역했다.

비 주거부문 최우수상 '연경'

광산구 흑석동 경사지에 자리한 '연경'은 건물과 보도 사이에 작은 정원을 두어 도심에 숨 쉴 여백을 만들고, 레벨 차를 실내·외 경험으로 전환했다. 근린생활시설도 보행 경관을 살리면 동네의 표정이 달라진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입증했다.

사회공헌 부문 최우수상 '책정원' 전경

우수작들도 생활권의 품격을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동구 구립도서관 책정원은 책과 정원을 결합해 학습·휴식·돌봄이 공존하는 커뮤니티 거점을 제시한다.

주거 'White Brick'은 경사 보행로를 적극 수용해 1층 중정과 대나무 정원, 2층 실내정원을 엮었다. 주거 내부의 정원성이 골목 경험과 소통하는 저층복합 모델이다.

'비테라인테라스'는 인쇄 활자를 모티브로 한 컬러 큐브형 테라스로 오피스텔의 단조로움을 깨고, 브랜딩 가능한 입면을 구현했다. '포시즌'은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 선 의료시설의 품격을 끌어올렸고, 'Hello'는 경사지 코너 대지의 조건을 곡선 파사드로 풀어 인근 초등학교로 이어지는 보행 동선과 시각 흐름을 정제했다.

이번 심사는 최근 5년 내 사용승인된 작품 14점이 접수된 가운데 3단계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수상작은 다음달 21~24일 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리는 제22회 광주건축도시문화제에 선보이고, 작품에는 인증 동판이 부착된다. 1989년 시작된 광주시 건축상은 설계자와 시공자를 함께 격려하며 지역 건축의 기준점을 제시해 왔다.

강필서 광주건축사회장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작품을 출품한 건축사들에게 감사한다"며 시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건축문화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정승철 시 건축경관과장은 "수상작들이 광주만의 건축문화를 창출하고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가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 체감형 공간 개선을 약속했다.

조덕진기자mdeung@gmsil.com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문화, 여행, 공연 등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50

문학/책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