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故 문병란 시인 타계 10년··· 추모 시선집 나왔다

입력 2025.09.10 16:54 최민석 기자
광주 동구 '광주, 너는 오월의 휘앙세' 발간
시인·작가·공직자·시민 100편 선정
민주화·저항·통일·광주 애절함 담아
21일 5·18 민주묘지 10주기 추모제

올해 9월은 고(故)문병란 시인 타계 10주년이다.

그는 1961년 조선대 문학과를 나와 1962년 '현대문학'에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그는 60년 동안 광주 동구 지산동에 살며 조선대 국문과 교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와 5·18 기념재단 이사를 역임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문학적 업적은 물론 민주화운동에 큰 업적을 남겼다.

광주 동구(청장 임택)는 고(故) 문병란 시인(1935~2015) 타계 10주기를 맞아 광주 시민이 애송하는 100편의 시를 담은 추모 시선집 '광주, 너는 오월의 휘앙세'(심미안刊·광주 동구 펴냄·박노식 총괄기획)을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시선집에는 광주 시민이 애송하는 시 100편을 수록했으며, 작품 선정에는 지역 내 시인, 작가, 공직자, 시민 등이 참여, 6개월의 편집 과정을 거쳤다.

표제는 100편의 시 가운데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발표된 첫 작품 '가로수'의 맨 마지막 연의 첫 구절 '너는 오월의 휘앙세'에서 따왔다. 100편의 시들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 '직녀에게'를 비롯해 1982년 고 윤상원 군과 고 박기순 양의 영혼결혼식에서 낭독한 '부활의 노래', '희망가', '무등산', '광주', '오월' 등으로, 문병란 시인의 저항적 작품과 통일에 대한 염원, 광주에 대한 애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총 5부로 구성된 시선집은 시대별로 작품을 엮었다. 1부 '나의 눈물은 최루탄 깨스 속에서 썩어 버렸다'는 1970년대의 작품 15편으로 짜였다. 2부 '오월이 몇십 번 왔다가도 오히려 장미꽃보다 짙은 분노'는 1980년대의 작품 28편으로 구성됐으며 3부 주제는 '아, 행복은 단돈 천 원에도 연인의 마음을 안고 가는구나'로, 1990년대 작품 19편을 만날 수 있다. 4부는 2000년대 시 19편으로 꾸려졌으며 부제는 '젊은이는 그 웃음 하나로도 세상을 초록빛으로 바꾼다'다. 마지막 2010년대 작품 19편으로 구성된 5부 주제는 '처음에도 끝에도 인생은 하나의 슬픈 오류였구나'다.

그는 1971년 첫 시집 '문병란 시집'을 발간한 이후 시집 '죽순 밭에서'를 시작으로 '벼들의 속삭임'(1978), '땅의 연가'(1981), '뻘밭'(1983), '무등산'(1986), '5월의 연가'(1986), '견우와 직녀'(1991), '새벽의 차이코프스키'(1997), '인연서설'(1999),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2001), '동소산의 머슴새'(2004), 시선집 '장난감이 없는 아이들'(2015) 등을 발간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진보적인 문예단체 자유실천문인협회에 가입해 반독재 투쟁을 전개했고, 1980년 5·18민중항쟁을 겪은 후 그 아픔과 정신을 알리는 시 창작을 했다. 교육자이자 학자이기도 했던 그는 2015년 9월 25일 향년 8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인고의 삶을 살며 끝없이 민중을 사랑한 선생의 유지를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병란 시인의 숭고한 뜻을 이어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병란 시인 10주기 추모제는 오는 21일 오전 11시 광주·전남추모연대 주최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다. 행사에는 임택 구청장과 시인의 유가족을 비롯해 이철규열사추모사업회,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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