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현실 사회 문제 진단 망라
문순태, 커피-문학 인생 담은 소설
채희윤, 단편 8편·장편소설 선보여
정강철, 작가들 만남 다룬 첫 산문집
조성국, 음식 통한 공동체 회복 노래
정미경, 여순사건 다룬 소설집 출간
강대선, 시조형식의 첫 디카시조집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잇따라 굵직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출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전국을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중견 작가들의 작품은 자신의 삶을 돌아본 자전적 내용은 물론 현실 사회를 응시하거나 해결해야 할 과제를 파고든 작품도 포함돼 관심을 모은다. 새해 서점가를 풍요롭게 할 작가는 소설가 문순태, 채희윤, 정강철, 정미경씨와 시인 조성국, 강대선 씨 등이다.

문순태 작가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 '영산강 칸타타'(오래)를 이달 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영산강 칸타타'는 작가가 커피와 문학과 함께 살아온 인생 이야기가 실렸다. 한국전쟁에서부터 김현승 시인과 커피, 담양 생오지에서의 삶, 5·18민주화운동, 나주 영산강의 '타오르는강문학관'으로 입주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등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특히 김현승 시인을 통해 커피의 세계를 접한 사연은 무등일보에서 발행하는 매거진 아트플러스를 통해서도 소개한 바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시와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부문을 망라해 장르 파괴를 시도한 점이 특징"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채희윤 작가는 자신이 최근 선보인 단편 모음집과 장편 소설을 탈고하고 출간을 준비 중이다.
작가의 단편소설 '장인표 상사, 공적을 청하다'는 지난해 극단 푸른연극마을의 공연 무대에 오르며 주목을 끈 바 있다. 이 작품은 공수부대 출신 장인표 상사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인정을 요구하며 국가를 상대로 공적을 신청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단편소설집에는 기존에 발표된 작품과 미발표작을 포함해 8편 가량 게재할 예정이다.
또 새로 선보일 장편 소설은 한 남성에게 성폭행 당한 여성이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지난 2021년 장편소설 '원교'로 주목을 끈 정강철 작가는 첫 산문집 '기억나지 않는 것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산문집에서 그동안 소설가로서 맹렬하게 창작에 매진하지 못한 데 따른 자성과 회한의 기록·창작에 대한 진지한 모색과 성찰을 아픈 기억으로 남긴다. 책은 작가가 등단했던 1980년대부터 지역 문단의 시인 작가들과 어울렸던 에피소드가 회고록 형태로 전개되는데 빗물과 술에 대한 추억들이 유난히 많은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37년간의 국어 교사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지나간 교직 생활 동안 고뇌와 상처의 흔적을 살피는 가운데, 청소년기의 탈선과 비행을 '일탈도 힘이 된다'는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도 포함됐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기억의 속성상 한계와 왜곡이 있기 마련이나, 진실의 가치는 어설픈 기억 속에 있지 않고 오히려 기억나지 않는 것들에 묻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성국 시인은 여섯번째 시집 '이처럼 사소한 일이'(가제)를 펴낼 예정이다. 지난 2023년 시집 '해낙낙'에서 지난 세월의 무상함과 집,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어렸을 때 접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잊혀져간 전통 음식을 재현해 마을공동체를 되살려보고자 하는 내용의 시 50여 편을 싣는다.

나주 출신의 강대선 시인은 첫 디카시조집인 '추억 나비'(시와사람)를 발간할 계획이다.
디카시(digital camera poem)는 본래 시조 형식에서 출발했으나, 오늘날 시조 형식으로 디카시를 창작하는 시인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추억 나비'는 정제된 언어와 함축된 메시지, 선명한 이미지를 통해 디카시조의 본래 형식을 충실히 구현하며 사진과 문자시는 서로 유기적으로 호응해 새로운 시적 감흥을 형성한다.
시집은 생태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시편들, 존재와 실존의 방식을 탐구하는 시, 사랑이라는 관념을 시인의 고유한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통해 하나의 시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첫 소설집 '공마당'으로 제3회 부마항쟁문학상을 수상한 정미경 작가는 최근 두 번째 소설집 '맹자야 제발 덕분에'(문학들)를 출간했다. 정 작가는 첫 소설집에 이어 이번 작품집에서도 '여순사건'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소설적 구성을 최대한 배제하며 역사적 사건의 상처와 증상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려 했던 태도에서 나아가 이번 작품집은 소설적 구성과 깊이를 더하고 주제를 심화하여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표제작 '맹자야 제발 덕분에'에 등장하는 당돌한 맹자는 군인과 산사람 사이에서 태극기와 인공기 사이에서 생존을 도모해야 했던 그 시절의 모습을 명확하게 그려 내고 있다.
정 작가는 순천대 10·19여순연구소에서 5년째 유족들의 상처를 직접 채록·정리하는 일을 해왔다. 그가 직·간접적으로 만난 유족들은 무려 600여 명에 이른다. 첫 소설집을 낸 이후 "후손들이 겪는 고통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소명 의식"의 중압감으로 인해 "단 한 줄의 소설도 쓸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문화, 여행, 공연 등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