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단시조 형식으로 그려낸 생명의 본질

입력 2026.02.01 15:32 최민석 기자
강대선 디카시집 '추억나비'
사진 텍스트 주제 메시지 강화
언어 음악성 삶의 양태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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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는 시인들 사이에서 창작의 한 형태로 자리잡으며 기존 시와 다른 차별화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사진에 담긴 형상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장르로 각광받고 있다.

강대선 시인이 디카시집 ‘추억나비’(시와사람刊)를 펴냈다.

무엇보다 시조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5행 이내의 행에 적합한 단시조로 구성되었고, 시조 형식상 언어가 절제·정제되어 있으며, 운율을 잘 살려 시가 본래 노래였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여기에 사진 텍스트에서 주제를 클로즈업시켜 정서의 심화나 메시지를 강화하는 세련됨을 보여준다. 또한 그의 시제(詩題)들은 대부분 명사형이어서 관념을 풀어내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단호한 시인의 감정이 깃든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강대선 시인의 디카시는 자신이 지금까지 써온 자유시와는 다른 독자 친화적이어서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또한 그의 디카시는 사진 독해를 넘어 사물의 본질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

그의 이번 디카시는 생태학적 상상력의 시편, 존재의 실존 방식과 이러한 세계를 묘파하는 시편, 사회학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시편,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각을 형상화한 시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생태학적 상상력을 탐구한 작품에서는 주로 식물성에서 발화를 하여 생명의 끈질김과 그것들이 지닌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의 삶에서 마주하는 생명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씨’가 보여주듯 늦가을 감나무에 붉게 익은 감을 ‘불씨’로 인식하여 “세상에 눈먼 까치” 시인에게 눈을 뜨라고 하여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기를 소망한다. 바로 이 부분이 강대선 시인의 디카시가 지향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존재방식을 탐구하는 시편들에서는 ‘탑을 쌓을수록 그것이 허욕’임을 깨우치거나, ‘똥’에서는 “똥보다 구린 나를 읽을 때가 있다”며 활자보다 구린 삶을 성찰하기도 한다. ‘초서’에서는 잎사귀를 떨군 나무를 통해 스스로의 생을 일구어가는 견인시, ‘다비’에서는 한때 생명이었던 참나무가 “마른 몸 아낌없이 던지는 공양”이 지닌 희생을 통해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윤리적 감각을 보여준다.

사회학적 상상력을 모색하는 시편에서는 도시의 불빛 속에서 피사체로 은유화된 “욕망의 군상들”, 그것을 포착하는 “셔터가 깜박이는 사이” 요지경이며, 온갖 천태만상으로 나타나는 도시 모더니티를 노출시킨다.

이렇듯 인간의 다양한 삶을 놓치지 않는 시인의 눈은 카메라처럼 분석적인 이성을 바탕으로 하여 강대선 시인의 시는 마침내 사랑을 노래한다. 전통적인 사랑법을 노래한다.

강경호 한국문협 평론분과 회장은 “강대선 시인의 디카시는 디카시의 특성상 시각적인 텍스트에서 시적 발화를 하지만, 인간의 삶의 양태를 여러 모습으로 드러내는데 능숙하다”며 “절제된 언어와 음악성은 시는 물론 시인의 품격을 완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어, 앞에서 지적한 한국 디카시의 과제를 푸는데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강대선 시인은 나주 출신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와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각각 당선, 그동안 ‘푸른 나이테’ ‘빗살무늬 눈빛’ 등을 출간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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