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은 오래전부터 '지붕없는 미술관'이라 불린다. 빼어난 비경으로 둘러싸여서다.
그래서일까. 남도의 끝자락, 꽤 깊숙한 곳에 자리해 한참이나 차를 달려야하지만 그 수고로움이 결코 헛되지 않다. 광주에서 화순을 지나 보성을 벗어나면 어느새 코끝에 갯내음이 감돈다. 고흥에 들어선 것이다. 다도해를 품고 있는 고흥은 해안가 어디든 풍광이 뛰어나고, 음식맛도 일품이다. 특히 해산물은 고흥맛의 특별함이 있다. 봄이면 어디든 그러하듯 고흥도 곳곳에 색이 차오른다. 이제부터 쉼없이 찾아들 손님맞이를 위해서다. 고흥만 꽃터널을 지나 녹동항의 밤하늘을 수놓을 드론쇼, 바다낚시와 아름다운 섬들 그리고 이제는 아이들의 핫플인 우주센터까지. 모두를 위한 여행이 시작된다.
◆바다위 신나는 트릭아트·맛있는 봄나들이
고흥에는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는 거금대교가 있다. 곡선으로 휘어진 독특한 모양의 거금대교는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2.3㎞에 이르는 긴 교량이다. 1층은 보행자와 자전거도로, 2층은 차도로 구분된 복층이다.
거금대교 들어서면 아찔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비비드한 트릭아트로 새단장한 거금대교는 재미있는 포토존이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지구위로 솟아오르는 우주선, 징검다리 사이로 잉어가 노니는 커다란 연못, 거금대교 한가운데가 부서진 듯 커다랗게 구멍이 뚫린 듯한 트릭아트를 군데군데 설치해 재미를 더했다.
이색적인 거금대교를 지나 만나는 거금도는 해안선 길이 54㎞로 소록도보다 14배 가까이 큰 섬이다. 고흥반도의 늠름한 기상을 품은 매력적인 섬으로 다도해의 풍경을 오롯이 둘러볼 수 있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로도 유명하다.
거금도 신양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예술의 섬 연홍도에 닿는다. 연분홍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용한 어촌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곳곳에 있는 예술작품, 포토존, 미술관, 푸른하늘까지 노곤했던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신양선착장에서 멀지않은 거리에 있는 김일기념체육관에서는1970년대 우리나라 국민에게 영웅과도 같았던 프로레슬러 김일 선생의 일대기와 유품을 만날 수 있다.
거금도의 꼭 들러야 할 필수코스 중에는 거금생태숲이 있다. 산행은 약 1시간이면 충분해 몸도 마음도 가볍게 들르기 좋다. 캐노피하이웨이에 오르면 122ha에 달하는 생태숲의 기운이 발 끝에 닿아 산림욕으로 힐링하기 제격이다. 생태숲 아래 소원동산에서도 고흥의 푸른 전망을 가슴 가득 담을 수 있는데, 바라만 봐도 청량하기 그지없다.
사소한 것이 마음을 감동시킬 때가 있다.
거금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는 매생이호떡이 그렇다. 거금도 특산물인 매생이와 견과류가 듬뿍 들어있는 매생이 호떡은 막간을 이용한 간식으로 훌륭하다.
거금도 일주를 끝내고 출출해질 무렵 녹동항에서 맛볼 수 있는 활어회, 쭈꾸미 샤부샤부, 장어탕과 장어구이 등 영양과 맛을 겸비한 식단은 또다른 만족감을 줄 것이다.
고흥에서의 하룻밤을 자연 속에서 감성적으로 보내길 바란다면 거금도로의 여행을 계획해도 좋겠다.
◆밤하늘 수놓는 드론 퍼포먼스
지난해 처음 선보인 녹동항 드론쇼는 단숨에 고흥 야간관광을 대표하는 킬러콘텐츠가 됐다. 드론중심도시 고흥의 위상 제고와 관광, 지역상권 경제활성화는 물론 더 품격있는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고흥의 대표 야간 볼거리 관광 기획 상품이다. 실제 지난해 고흥 녹동항은 매주 드론쇼를 찾아 모여든 주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불과 23번 공연에 18만여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가며 150억원의 소비지출로 경제적 효과는 거뒀다. 또 드론쇼 공연을 통해 녹동항과 녹동 바다정원은 고흥 여행길 핫플레이스로 전국적인 인지도와 고흥관광의 새로운 트렌드로 고흥관광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엄청난 호응에 부응하듯 올해는 확 달라진 소록대교 야경을 주 배경으로 다양한 색상과 음악 패턴의 환상적인 군집비행 퍼포먼스를 통해 매주 관객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시기도 한달여 앞당겼다. 올해는 4월부터 내년 1월까지 10개월 동안 다채로운 조명과 음악에 맞춰 고흥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마법같은 드론빛의 예술작품으로 펼쳐낸다. 드론쇼는 매주 토요일 밤마다 녹동항 일원에서 상설과 특별공연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13일 열린 첫 개막공연은 오후 8시 버스킹 공연을 시작으로 전남권 최초 드론 1천500대 군집비행쇼, 멀티미디어 불꽃쇼, 상용 드론 비행시연 등으로 반가운 무대를 꾸몄다.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11월까지 8개월간 매주 토요일 상설공연이 열린다. 당초 500대로 계획했던 드론도 700대 규모로 확대해 운영된다.
공연은 하절기(4~9월)는 오후 9시, 동절기(10~11월)는 오후 8시 단 한차례 진행된다.
특별공연으로 계획된 개·폐막식, 고흥유자축제, 새해 카운트다운, 추석과 설연휴 등에는 1천대 이상 군집비행쇼와 더불어 스페셜 불꽃 드론쇼 공연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녹동항 드론쇼 공연장 주변으로 먹거리 타운 포차&푸드트럭존과 농수특산물 직거래장터 운영은 물론 드론쇼와 연계한 소록대교 경관조명 및 야간해상 레이져쇼 연출 보강 등 볼거리, 즐길거리 체류형 야간관광 콘텐츠를 강화해 고흥관광 활력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장어의 모든 것 녹동한 미식투어
최근 개인의 취향과 여행 스타일에 따른 미식투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자연산 해산물부터 건강에 좋은 보양식까지 폭넓은 미식의 세계를 담고 있는 고흥군은 미식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최적의 여행지다.
고흥군은 3.8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싱싱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김, 미역, 다시마, 굴, 전복, 바지락, 낙지, 문어를 비롯해 장어, 쭈꾸미, 농어, 민어, 도다리, 병어, 서대, 전어 등 풍부한 해산물의 집산지다.
녹동장어거리는 전남도가 지정한 남도명품 음식거리다. 녹동항에 가면 장어구이, 통장어탕, 장어삼합, 장어샤부샤부 등 계절이 바뀔 때마다 허기진 몸을 충전시킬 영양 가득한 장어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장어탕의 주재료인 붕장어는 소고기에 비해 양질의 지방질을 3배 함유하고 비타민 A도 다량으로 함유한 보양식 재료이다. 녹동항 장어탕은 음식점 특성에 따라 얼큰한 맛, 구수한 맛, 깔끔한 맛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으며, 장어구이는 겉면이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맛이 깊고 짭짤한 양념과 잘 어울린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녹동장어거리는 언제가도 활기가 넘치는 고흥의 핫플레이스다. 바다 위를 거니는 녹동바다정원, 소록대교 너머로 펼쳐지는 일몰은 특회 장관을 이룬다.
◆수변노을공원과 방조제에서 즐기는 낚시
붉은 바다와 하늘 아래서의 힐링
고흥 대표 휴양지인 '고흥만 수변노을공원'이 봄철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흥만 수변노을공원은 고흥군 도덕면 용동리 일원 유휴부지 26만㎡ 규모에 캠핑장, 물놀이장, 주차장, 야외공연장, 산책로, 미로공원, 오감체험숲 등이 갖춰진 복합문화공간이다.
고흥만 수변노을공원은 이름 따라 해변쪽으로 생기는 저녁 노을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해변캠핑장에서 의자에 앉아 온통 붉은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황홀함에 빠질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낭만이 어우러진 고흥만 수변노을공원은 가족 및 연인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최적의 휴양지다.
고흥만 방조제는 매년 4~5월이면 학공치가 떼를 지어 몰려 전국의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고흥만 방조제를 가운데 놓고 호수와 바다에는 낚시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바다 쪽인 득량만에서는 떼로 몰려들는 은빛 학꽁치가 낚시꾼들을 유혹하고, 호수 쪽에서는 산란기를 맞아 입질이 더욱 강해진 붕어와 잉어, 메기 등의 손맛을 느끼려는 이들이 자리 잡고 있다.
군은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몰려드는 상춘객과 낚시꾼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3천여㎡ 규모의 임시 주차장과 화장실을 마련했다.
◆우주로 가는 길 고흥의 종착지
아이들과 함께라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나로우주센터다.
국내 유일 우주센터, 나로우주센터는 '우주항공 중심도시 고흥'의 대표적인 우주 관광 콘텐츠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장이자 세계 13번째 우주센터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어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만끽할 수 있으며 자연과 우주과학 기술이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우주 전문 과학관이다.
우주과학관은 우주에 관한 기본원리, 로켓, 인공위성, 우주 공간 들을 소재로 한 총 59종의 전시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작동체험이 가능하다. 또 4D 동영상관, 야외전시장 등 우주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시설이 준비돼 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우주개발을 위해 직접 개발한 발사체 부품, 지상에서 우주 환경을 모사해 실험했던 인공위성 실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생생한 발사 현장을 볼 수 있으며, 청소년 과학 캠프 프로그램 및 특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윤주기자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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