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 '리너스 반 데 벨데'
서울서 1차 전시 후 전남에
새로운 시각 펼치는 작품서
동시대 미술 현주소 엿보기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작가, 집과 작업실이 아닌 외부에서 작업하지 않는 작가. 괴짜로 불리며 동시대 미술에 새로운 시선을 던지는 젊은 벨기에 작가의 전시가 서울을 거쳐 전남을 찾았다.
전남도립미술관은 21일부터 오는 8월 18일까지 국제전 '리너스 반 데 벨데-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국제적 동시대 미술 플랫폼인 아트선재센터의 기획으로 서울 아트선재센터와 스페이스 이수에서 한 차례 펼쳐진 바 있다. 서울 전시를 마무리하고 바로 전남 광양으로 발걸음한 것.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주로 활동하는 리너스 반 데벨데의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독특하고 실험적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리너스 반 데 벨데는 스스로를 '안락의자 여행자'라 이야기한다. 자신의 작업실 안에서 상상과 공상만으로 어디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로 실제로 작가는 직접 밖으로 여행을 떠나기보다 책과 영화, 뉴스와 잡지, 미술 서적과 역사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예술적 영감을 얻어 작품 스토리로 담아낸다.
전시 제목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에는 이런 그의 작업 성향이 드러난다. 이 제목은 앙리 마티스가 프랑스 남부로 그림 그리기 좋은 빛을 찾아 떠났을 때 했던 말로 반 데 벨데는 이를 인용해 작품에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란 이름을 달기도 했다. 작가는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따뜻한 욕조에서도 이국적인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작업관을 빛을 찾아 여행한 20세기 야수파 화가를 통해 역설적으로 설명한다.
작가는 작업 초기 주로 드로잉 작품을 선보이다 이후 회화, 설치, 조각으로 점차 작품 세계를 확장해나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작업으로 알려진 대형 목탄화는 물론 신작 오일 파스텔화와 색연필화, 조각, 설치, 최근 집중하고 있는 비디오 작업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영상 작업인 '마을 사람들' '라 루타 내추럴' '하루의 삶'은 작가의 작업실 안에서만 촬영된 스튜디오 영화로 가상과 현실, 모험과 일상을 드나드는 허구의 이야기가 담겼다. 영상 속 그가 직접 만든 장치와 소품들 또한 전시장에 재현된다.
이지호 도립미술관 관장은 "서울에서 개최한 국제적 동시대 미술 전시를 우리 지역민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로 기대되며 작가의 예술 여행에 함께 동참함으로써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상상력의 무한한 힘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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