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프랑스 거장 오를랑이 이야기하는 예술 매체

입력 2024.09.19 15:14 김혜진 기자
지맵 '오를랑 하이브리드' 12월5일까지
'성형수술 퍼포먼스' 시리즈 등
신체미술의 대가로 불리는 작가
예술 세계 표현하는 매개 '다채'
몸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 활용
오를랑(ORLAN) 작 '오를랑의 홀로그램'

프랑스 거장 오를랑이 광주에서 대규모 전시를 갖는다. 자신의 신체를 매체로 다양한 작업을 펼쳐오며 충격과 반향을 일으켜 온 인물로 그의 작업을 통해 기술과 예술의 공존을 엿본다.

오를랑(ORLAN) 작 '예술가의슬로우댄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Gwangju Media Art Platform, 이하 지맵)이 광주비엔날레 30주년 특별기념전 '오를랑 하이브리드:A.rtistic I.ntelligence'를 지난 5일 개막해 오는 12월 5일까지 지맵 제1, 3전시실과 외벽 미디어 파사드월에서 이어간다.

이번 전시는 신체 미술의 대가이자 프랑스의 거장 오를랑의 개인전으로 광주에서는 최초이다. 오를랑은 신체로 끊임 없이 자신의 예술적 서사를 담아내는 작가이다. 지맵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오를랑의 작품 세계가 신체 미술과 성형수술 퍼포먼스 등에 한정돼 단편적으로 해석됐던 것에서 벗어나 오랫동안 신체를 매개로 기술과 함께 한 오를랑의 작업 세계에 집중,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자신의 몸을 '예술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라고 말하는 그는 변형된 가상의 신체를 활용해 사회적 목소리를 강렬하게 전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기술이 가지는 무한한 장르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들로 기술 매체를 활용한 예술적 확장과 두 존재의 공생을 제시한다.

한국어를 하는 오를랑 홀로그램 신작부터 인터넷이 보급되기 이전 프랑스에 보급된 단말기 미니텔을 활용한 작업 최초 공개까지 다양한 장르와 기술, 매체를 활용한 그의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오를랑(ORLAN)작 '아트액세스매거진_미니텔'

지맵은 오를랑의 작업을 통해 융복합 기술과 예술을 동시에 공생하는 영역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오를랑은 1947년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태어난 프랑스 대표 거장 예술가이다. 기존의 관습과 전통 속에서 주어진 이름을 거부하고 프랑스어에서 여성형, 남성형도 아닌 오를랑(ORLAN)이라는 이름을 자신에게 부여했다. 유전적으로 자연이 준 신체를 저항하고 변형하는 작업을 통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신체 예술의 장르를 개척해냈다.

그의 대표작은 1990년대에 3년 동안 뉴욕과 파리 등지에서 아홉 차례에 걸쳐 선보인 '성형수술 퍼포먼스 시리즈'. 자신의 얼굴과 몸을 예술 매체로 삼아 변형하고 절개했다. 국소마취만 하고 작가 자신이 직접 수술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생중계된 이 작품은 전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를 통해 그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과 저항하는 몸, 주체적인 신체성과 자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 내며 예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오를랑(ORLAN) 작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과 재활용재료와 물건들로 만든 새로운 로봇'

그는 자신의 물리적 육체에만 작업을 한정 짓지 않고 유전자 등으로 고나심을 확장해 생명공학, 해부학 등 기술을 통해 자신의 신체가 재명명되는 예술적 활동을 이어나가며 기술로 작업을 확장시켜 나갔다.

이경호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센터장은 "세계적인 여성 거장 오를랑의 개인전을 지맵에서 개최하게 되어 기쁘고 광주 시민에게 광주비엔날레와 더불어 오랫동안 기술과 신체를 매개로 사회적 문제를 외쳤던 오를랑의 울림의 소리가 잘 전달되길 바란다"며 "특히 이번 오를랑의 기후위기 관련한 신작은 전지구적 문제로 당면한 생태적 메세지를 공생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놓치지 않고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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