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전하는 '포용디자인' 세계로…준비 '착착'
차별·소외서 공존의 디자인 모색
즐거움 넘어 삶 바꾸는 촉매제로
포용디자인 역할·영향 체감부터
미래 인공지능·로보틱스 등까지
19개국 233명 145작품 선보여
내달 초 작품 설치 이후 손님맞이
국제심포지엄·매니페스토

광주와 전남이 문화예술 축제 속으로 빠져드는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11일로 D-50을 맞는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준비하는 광주비엔날레재단과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전남문화재단(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사무국)은 각각 오는 8월 30일 개막을 앞두고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전시 주제와 진행 과정, 주요 볼거리와 향후 일정 등을 두 차례로 나눠 싣는다.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을 전면에 내세운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라는 주제로 오는 8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65일간 열린다.

최수신 총감독은 "이제 한달 반 정도 남긴 시점에서 광주비엔날레의 담당자들과 나를 비롯한 큐레이터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뛰고 있다"면서 "개막 때 방문하시는 관람객들이 마음에 큰 울림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사회에 울림을 만들어내고, 이 울림이 더 가치 있는 디자인으로 이어져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 의미와 주요 작품, 진행 과정 등을 소개했다.

◆너라는 세계: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
흔히 디자인이라고 하면 예쁜 물건이나 독특한 느낌의 무엇을 떠올린다. 하지만 디자인의 역할이나 영향력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의 첫 목표는 디자인이 눈과 손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을 넘어 삶과 사회를 바꾸는 촉매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관람객들이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포용디자인이 노약자나 장애자 등 보호와 배려를 받아야 할 사람들을 돕는 소극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진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출발점으로 삼는 디자인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예쁘고 신기한 디자인을 소개하는 전시의 차원에 그치지 않고, 이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포용 정신을 만들어 나가며 포용 사회를 이루는 도구와 방법으로서의 디자인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큰 그림이다.
전시 주제인 '너라는 세계: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는 서로 다른 소리가 모여 화음을 이루듯, 차별과 소외를 공존과 배려로 바꾸는 디자인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오늘날 경험하고 있는 사회의 혼란과 갈등 그 근저에는 자기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있는 '우리'가 있다. 따라서 소비 대상으로서의 디자인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는 촉매제로서의 디자인을 이끌어내려면 '내'가 아닌 '너'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배우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나도 다른 사람에게 '너'라는 인식을 하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면 포용 사회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본다.
◆네 개의 주제 전시…눈에 띄는 디자인은
전시는 네 개의 큰 주제로 나눠 구성된다. 궁극적으로는 포용 디자인이 우리의 삶과 미래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1전시관 '포용디자인과 세계'(Inclusive World)는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 온 포용디자인의 역할과 영항을 보여주는 자리다. 또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디자인 학생들이 작업한 포용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노력을 전시할 예정이다.

1전시관에서 선보일 작품 중 눈길을 끄는 디자인으로 엘리스 위(Elisse Uy)의 'BloQ-모든 연령층을 위한 포용 정원'(2021)이 있다. 만들고 교감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듈형 정원 시스템이다. 가볍고 쌓기 쉬운 구성 요소로 모든 연령과 능력을 아우르며, 만지고 상상하며 진짜 교감을 나누도록 돕는 이 작품은 열린 구조로 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정원을 꾸밀 수 있도록 설계됐다. 놀이와 학습, 창의적 성장을 통해 세대가 함께하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양한 연령과 구성원을 연결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또 쿠퍼 조비(Cooper Jobe)의 '알레: 모두를 위한 셀프케어'도 주목된다. 모든 능력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도록 돕는 포용적인 셀프케어 제품이다. 셀프케어는 누구나 제약 없이 누릴 수 있고, 간단하며, 개인화돼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필요를 수용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디자인 요소를 통합했다. 이 프로젝트는 웰니스 제품에 대한 기존 관념에 도전하며 보편성, 간단한 조작법, 정서적 연결을 강조해 나이, 능력, 라이프스타일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미 있는 셀프케어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한다.
2전시관 '포용디자인과 삶'(Inclusive life)에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접한 환경 디자인, 제품 디자인, 시각 디자인, 공공 디자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삶과 밀접한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프로젝트들이 소개되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이곳에는 미국 스마트 디자인(Smart Design)의 '옥소 굿그립 감자칼(Oxo GoodGrips Potato Peeler)'이 있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고안한 제품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주방도구로 성공한 사례이다. 감자칼 기능에 안정감 있는 그립감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받아들여진 제품이다.
3전시관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Inclusive Mobility)는 자율주행 자동차, 휠체어, 인도 서민들을 위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선보인다. 특히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계기로 개발되고 있는 '광주 도시철도 포용디자인 프로젝트'도 소개된다.
3전시관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볼륨스퀘어(Volume Square)-특수 재난 대응 모바일 팝업(Pop-up) 병원'을 만날 수 있다. 전쟁, 홍수 등의 특수 재난 상황에서 절실한 의료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한 이동형 병원이다. 노약자, 장애인, 감염자, 고립자 등 모두가 배제되지 않고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다.
4전시관 '포용디자인과 미래'(Inclusive Future)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이 비인간화, 탈인간화를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 간의 격차를 좁히고 다양한 조건과 필요성을 품는 미래로 향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이곳에서 선보일 다니 클로드(Dani Clode)의 '세 번째 엄지손가락(Third Thumb)'은 손에 추가로 장착하는 로봇 보조 엄지손가락으로 사용자의 새끼손가락 아래에 부착하고 발가락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센서를 통해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평소에 못 잡던 큰 물건을 잡을 수도 있고 기타를 연주할 때 코드를 더 쉽게 잡을 수도 있는 등 만일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전에는 할 수 없던 일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아주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새 화두를 제시하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또 하나의 역할은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국제심포지엄과 72시간 포용디자인 챌린지, 광주 도시철도 포용디자인 프로젝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제심포지엄은 '포용디자인'의 주제를 중심으로 세계의 디자인 리더들이 모여 포용디자인의 의의와 그를 통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72시간 포용디자인 챌린지'는 한국과 외국의 학생들이 함께 모여 우리의 환경을 더 포용적으로 변모시키는 방법을 궁리하고 제시하는 협업의 장이 될 것이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의 디자인 대학 학생들이 힘으로 개발되는 '광주 도시철도 포용디자인 프로젝트'는 광주 지하철을 사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역을 우리 지역의 학생들의 노력으로 제시한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또한 광주포용디자인매니페스토는 포용디자인의 철학적 의의와 현실적 방향제시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에 공표될 매니페스토는 세계디자인기구(WDO)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세계 디자이너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더 포용적인 디자인과 사회를 만드는데 관심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향후 일정은
올해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개막을 10개월 남짓 남긴 시점에서의 주관 기관의 변경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연되어 12월이 돼서야 총감독 위촉이 이뤄졌다. 그에 따라 전시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7개월 정도로 촉박한 데다 규모에 비해 적은 예산 등의 부담을 안고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19개국에서 233명, 68개의 기관과 학교 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145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7월 말 미국에 체류 중인 총감독의 입국과 함께 본격적으로 작품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디자인비엔날레 개막을 준비하게 된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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