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뮤즈·애완 염소에서
섬세한 투우·다양한 얼굴까지
그의 예술적 일상 담긴 영상도
“생활 속 예술 작품 감상 기회로”

"애완 염소와 뮤즈, 스페인 투우까지 파블로 피카소가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자기 이야기를 도기 예술로 만나요"
모처럼 문화예술의 수도 광주에서 입체주의의 선구자이자 대가인 파블로 피카소의 도예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피카소가 도자기 위에 꾸민 다양한 색채와 섬세한 표정이 관객들을 흐뭇하게, 때로는 놀라게 만들었다.
16일 오전 10시 30분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4관에서는 본격적인 개관에 앞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이건의 컬렉션: 피카소 도예전' 프레스 투어가 진행됐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순백의 하얀 배경으로 마치 아테네 신전을 옮겨온 듯한 넓은 전시관에 도자기를 캔버스 삼아 그림 그리듯 만들어낸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눈길을 붙잡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피카소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인 여인과 투우, 염소 모양의 도기를 포함해 파빌리온으로 꾸며진 얼굴전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의 영원한 뮤즈(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여신)였던 자클린 로크는 피카소가 더욱 왕성하게 작업을 하게 도운 조력자로, 피카소는 그녀를 모델로 400여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이번 도예전에서도 '여인 램프'와 '이젤 앞의 자클린' 등 여성을 묘사한 도자 조각 방식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도기를 자유자재로 구부리고 모양을 낸 도기 모양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줬다.
스페인 출신인 피카소에게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던 투우도 입체적인 도자 예술로 만날 수 있었다. 그 중 상세한 장면을 역동적으로 담은 '투우'와 '투우(코히다)-투우사를 뿔로 들이받는 소' 등은 둥근 접시모양이 관람객들로 하여금 투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줬으며, 그 안에서 뛰노는 소들은 피카소가 본 투우 현장에 들어간 듯한 기분까지 들게 했다.
피카소는 회화에서도 초상화를 많이 그렸는데 이번 도예전에서도 가장 으뜸은 얼굴을 묘사한 작품이었다. ACC가 전시한 107점 중 가장 많은 49점이 얼굴 모양의 작품이었는데 그가 도자 위에 표현한 순진 무구한 어린아이 표정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하기 충분했다. 또 '네 개의 얼굴이 그려진 아즈택 화병'은 동서남북 어디에서 화병을 보더라도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 입체주의의 선구자인 피카소가 도자에서도 그만의 색체를 그대로 드러내 단연 백미였다.

이 외에도 애완동물로까지 키웠었다는 염소를 비롯해 신화 속 올빼미를 그린 '동물'을 비롯해 ▲도예와 판화 ▲정물과 풍경 ▲사람들 등 주제별 도예를 접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그의 일상이 담긴 1시간 가량의 영상을 끝으로 관람을 마칠 수 있었다.
이강현 전당장은 "지역의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각 기관이 협력에 만든 '피카소 도예전'에서는 생활 속 도자기를 캔버스 마냥 반죽하고 붙이고 그린 도예를 만날 수 있다"며 "전시관 전체를 신전처럼 꾸며 다양한 그의 작품을 차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꾸몄다. 많은 분들이 이번 도예전을 방문해 문화향유의 갈증을 풀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함께 순회전을 준비한 ACC는 오는 9월 29일까지 복합전시 4관에서 MMCA 이건희컬렉션 '피카소 도예' 전시를 개최한다. ACC는 첫날인 이날 오후 2시 개막식을 갖고, 오후 4시부터 피카소 도예 작품을 지역민에게 무료로 공개했다. 전시 시간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수요일·일요일 오후 8시)까지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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